내가 이 책을 처음 만난 건 삶에 몹시 지쳐 있던 어느 오후였다. 지친 마음으로 일정과 일정사이에 짧은 틈을 메우려 동네의 작은 까페에 들어갔다. 까페 구석에 무심하게 꽂혀 있는 많은 책 중에 하나를 집어 들었다. 책을 읽어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았다.